그리스 입국 전 시간 벌기: 알바니아 휴양지 사란다(Sarandë)에서의 이틀
[유럽 자전거 여행] #46 알바니아의 험준한 해안 산지를 따라 남하했습니다. 하루 획득고도 1,200m를 상회하는 강행군과 뜨거운 태양 아래 입은 어깨 화상까지, 고단한 여정이었지만 사란다(Sarandë)의 저렴한 숙소와 넉넉한 아침 식사로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2025.06.05
Vlore에서 해변을 따라 남하하는 구간은 크로아티아의 해변과 비슷하게 험한 산지다. 어제 호스텔에서 만났던 영국인이 해변 길을 따라 가지말고 교통량이 많이 없는 옆에 길로 우회하라고 알려주었다. 발칸반도는 평지보다는 산지가 많아서 간 거리에 비해서 획득고도가 많이 나온다. 거리당 획득고도가 뉴질랜드, 동남아, 서유럽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오늘도 스트라바 기록을 확인해보니 1,223m의 상승고도가 찍혔다. 우리나라가 산악지형이라고 하지만 이쪽 지역에 비하면 양반이다.







오늘은 정신 나간 짓을 했다. 이 때까지 쿠팡에서 몇 천원 주고 산 나시를 안에 입고 베트남에서 산 만원짜리 짭 나이키 티셔츠를 입고 다녔는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 나시 하나만 입고 자전거를 탔다.(결국에 어깨쪽이 화상을 입어서 며칠간 쓰라렸다.)



늘 보던 산, 늘 만나던 양떼들과 염소들을 지나서 오늘의 목적지 캠핑장에 도착했다. 젊은 사람들이 같이 캠핑장을 운영하는 듯 보였다. 서유럽 국가들은 그렇지 않은데, 태국이나 알바니아 같은 개발 도상국의 캠핑장에 가면 텐트를 대여해주는 곳이 많다. 여기 캠핑장에도 똑같이 생긴 텐트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데 전부 이 캠핑장의 텐트이다. 8천원 정도 했던거 같다.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지중해 해변가라 그런지 밤에 놀러온 젊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통에 잠을 좀 설쳤다. 참다 참다 열받아서 자리를 좀 옮겨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저 멀리 있는 자리로 옮겨주었다.




2025.06.06
알바니아는 호스텔에도 아침을 주는데 신기하게 캠핑장에서도 아침을 준다. 희한하게 생긴 빵같은 음식을 아침이랍시고 캠핑장에서 제공해주었는데 간에 기별도 가지 않았다.
어젯밤 캠핑장 텐트에 누워 어디로 향할지 고민하다가 41키로 정도 가면 있는 Sarandë라는 도시로 향했다.(획득고도 819m가 찍혔다.) 어젯밤 햇빛에 어깨 화상을 입어서 나시만 입고 자전거를 탈 순 없는데 긴팔을 입고 그대로 자전거를 타면 너무 더워서 가위로 소매 부분을 잘라서 긴팔을 반팔로 만들었다. 잘린 반팔을 여기 캠핑장에 있는 강아지가 물어갔다.









사란다는 아주 작은 동네인데 희한하게 관광 시설과 식당들이 많다. 이 도시 안에 뭐 구경할 것도 딱히 없어보이는데 레스토랑과 호텔같은 숙박 시설도 많다.
여기서 이틀을 묵으면서 쉬었는데 정말 좋았던게 내가 묵은 4인실에 사람이 나 뿐이라서 거의 독방처럼 사용했다.
발칸반도는 서유럽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동남아로 놀러가듯 놀러오는 곳인 듯 하다. 저렴한 물가에 많은 관광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많은 휴양지가 그렇듯이 혼자 오면 딱히 할게 없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구경하고 맛있는거 먹는게 일정의 전부. 나도 여기서 이틀간 근처에 피자가게, 과일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좀 쉬었다. 아테네에 6월 20일까지 도착하면 되기 때문에 알바니아에서 최대한 시간을 끄는게 재정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아, 여기 호스텔도 아침을 준다. 우유에 시리얼과 과일 조금. 많이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