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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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ELD NOTES 동남아 자전거 여행 팁
- 태국에서는 구글맵을 이용해서 경로를 짜면 가장 좋다. 갓길이 넓고 무엇보다 개 스트레스가 덜하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메인 도로 외에는 선진국처럼 도로가 잘 포장 되어있지 않아서 교통량이 많은 길로 가는게 오히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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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여권 파워는 막강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최소한의 비자 정책은 알고가면 좋다.
- 비자 체류기간을 넘으면 어떡하나 너무 쫄지 않아도 된다. 비자런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반복 사용시 입국이 까다로워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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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체류기간
- 태국 60일, 현지 연장시 90일
- 라오스 30일
- 캄보디아 30일(도착비자 필요. 비용 발생, 30-4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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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45일
- 45일 넘게 있으려면 e-visa를 미리 신청하면 90일동안 있을 수 있다. 나는 바보같이 일수 계산을 안하고 입국해서 중간에 라오스로 비자런하느라 돈, 시간 날렸다. (다낭에서 했는데 새벽에 출발해서 저녁에 다낭에 다시 도착함. 돈 꽤 든다. 5-10만원 사이)
- 비자 정책은 수시로 바뀔 수 있으므로 출국 전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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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캄보디아의 국경에선 국경 스캠이 있으니 조심하자. 라오스는 국경마다 5천원 이하로 뜯겼는데 캄보디아에서 방심하는 바람에 2만 5천원 이상 뺏겼다. 이틀동안 분통했다. 어리버리해보인게 내 불찰인 듯 하다. 눈에 힘 빡 주고 가자.
- 자전거 여행자들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로는 ‘나 시간 많다. 기다릴게.’하고 개기면 시간이 지나면 그냥 들여보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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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포장 좋은 순위
- 태국>>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 캄보디아는 아시안하이웨이1번 경로를 타고 여행하면 의외로 포장이 매우 잘 되어있다. 대다수 여행자들이 여기를 지난다.
- 나는 35c 타이어로 자전거를 탔는데 베트남에서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 라오스는 포장이 엉망이라서 그냥 오프로드라고 생각하는게 마음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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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스트레스 요인
- 태국: 개. 처음 당하면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진짜 죽겠다는 생각마저 하게된다. 시간이 지나면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다.
- 라오스: 아이들. 쫓아오기도 하고 갑자기 튀어나 놀래키기도 한다. 사실 이건 스트레스가 아니라 재미요소. 도로 포장이 처참하고 중국 트럭들이 만들어내는 먼지가 가장 고통스럽다.
- 캄보디아: 분위기 자체가 음산하다. 물가도 너무 비싸다.
- 베트남: 오토바이, 차 경적소리. 베트남 사람들은 경적을 ‘안녕’, ‘나 지나가요’ 의미로 사용한다. 나는 베트남에서 52일간 있었는데 경적 소리를 들으면 짜증나는건 적응이 안됐다. 네 나라 중에 운전도 가장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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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 캠핑이 필요한가?
- 하고 싶으면 해도 되는데 캠핑 장소를 찾기가 꽤 어렵다. 어디든 사람이 빽빽히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숙소가 저렴해서 노지 캠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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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 난이도
- 태국 > 베트남 > 캄보디아 > 라오스 (> 한국 > 서유럽 >> 그리스)
- 이걸 적은 이유는 동남아 어디든 음식 보급이 매우 쉽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이다. 저렴한 음료수, 얼음물도 어디서든지 쉽게 구한다.
- 라오스가 좀 어려울 수 있으나 그래도 마을마다 노점상, 길거리 식당은 많다.
- 태국과 베트남에서 숙소는 부킹닷컴으로 찾았고 작은 동네에서는 현장에 직접 갔다. 현장에 갔을 때 방이 없는 경우는 없었다.
- 대부분의 숙소에서는 자전거를 숙소 안에 보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와 함께 아래층에 보관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 베트남 경로를 짤 때는 반드시 북에서 남으로 남하하는 경로로 짜자. 10월 - 4월에는 북동풍이 불기 때문에 반대로 가면 지독한 역풍을 맞아야한다.
태국
🇹🇭완벽한 도로와 여행 인프라.
맛있는 음식,
사람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해주는 친절함과 환대.
카오스와 코스모스 사이의 절묘한 균형.
하지만 지상에는 완벽한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곳곳에 와일드한 개들이 심겨져 있다.
- 캠핑장 6일
- 템플스테이 1일
- 웜샤워 7일
- 야간 버스 2일
태국 비용💵 자세히 보기
🇹🇭 태국
- #01 | 동남아시아 첫 도시, 방콕의 강렬한 첫인상
- #02 | 방콕에서 자전거 타다 죽을 뻔한 사연 (feat. 8차선을 가로지르는 법)
- #03 | 미혹과 욕망의 도시 방콕에서 나는 아타락시아(Ataraxia)를 찾을 수 있을까.
- #04 | 보들레르와 창녀
- #05 | 웰치스 체리맛을 좋아하는 방콕의 수호자
- #06 | 방콕 탈출, 그리고 시작된 들개 패거리와의 전쟁
- #07 | 살기 위해선 헬멧을 깡깡 내리쳐야한다: 태국 시골길의 생존 법칙
- #08 | 포멜로 3배 가격의 법칙: 이방인이 치르는 낭만세
- #09 | 마리화나 펴볼래? 태국의 무에타이 경기 직관하기
- #10 | 자전거 100km보다 힘든 것: 태국 초등학생들과의 크리스마스 파티
- #11 | 일정 착오가 불러온 완벽한 크리스마스 이브: 영국식 스테이크와 태국어 미사를 곁들인.
- #12 | 10년 차 벨기에 ‘괴물’ 여행자를 만나다: 오지의 유혹
- #13 | ”철도가 공간을 살해했다”: 2주만에 도착한 북방의 장미, 치앙마이
- #14 | 영국인들의 매운맛 손병호 게임: 공포의 치앙마이 펍크롤링(Pub Crawling) 체험
- #15 | 2025 치앙마이 타페게이트 새해 카운트다운
- #16 | 전 재산을 처분하고 1년 6개월 간의 자전거 여행: 스위스에서 온 콜롬비아 부부의 조언
- #17 | 라오스를 향해! 태국 북쪽 끝 치앙콩으로 향하는 길
한참을 뉴질랜드에 있다가 날아온 태국 방콕은 뉴질랜드와는 180도 다른 분위기였다. 날씨, 사람, 분위기, 운전스타일, 냄새 등 다른 행성에 온 느낌을 받았다. 뉴질랜드에서의 조용한 분위기, 차분한 사람들, 아름다운 자연이 멋졌다면 이 곳은 다이나믹함과 다채로운 색상, 분주함과 끓는 듯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욕망과 향락의 도시였다.
메인 도로로 차, 오토바이, 이름을 붙이기 애매한 여러 교통수단이 같이 달려서 갓길이 매우 넓다. 시끄러운 차 소리와 오토바이, 매연 냄새에만 적응되면 전세계 최고의 도로(내가 가본 곳 중)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Komoot으로 경로를 짜서 이리저리 골목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사나운 개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냥 구글맵을 사용하는게 좋을 것 같다.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어디든 숙소가격이 합리적이라 굳이 캠핑을 할 필요성은 못 느꼈다. 태국의 숙소비는 저렴한 곳은 15,000원 정도, 비싼 곳은 25,000원 정도 썼다. 대도시로 가면 호스텔에 머물면 되기 때문에 도시라고 숙소비가 비싸지지 않는다. 여행 인프라가 매우 좋다. 동남아만 여행했다면 다른 캠핑장비는 전부 집에 놔두고 진짜 모기장만 하나 들고와도 된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달리면 나오는 세븐일레븐, 수십미터마다 널려있는 달달한 음료수와 간식들, 맛있는 음식들. 사람을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해주는 친절함과 환대는 정말 놀랍다. 아, 태국인이 친절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나는 처음에는 뉴질랜드에서처럼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부 인사하고 다녔지만 곧바로 돌아오는 의문스런 눈초리를 보고는 깨달았다. 맞다. 여긴 아시아,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하는 문화는 아니었다.
여행하면서 만난 장거리 자전거 여행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전부 하나같이 깡말랐다는 거다. 매일 자전거를 타면 하루에 4,000-5,000 칼로리를 먹어야 겨우 몸무게가 유지될텐데 물가 비싼 나라에서는 절대 이렇게 못 먹는다. 먹으려면 먹을 수는 있지만 극단적인 영양 불균형에 시달릴거다. 하지만 태국에서 조금 느긋하게 쉬어가면서 자전거 여행을 하면 맛난 음식 때문에 오히려 살이 찔 수도 있다.
태국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 이싼 지방에 있는 상카라는 도시(캄보디아 국경 근처)의 한 아주머니 웜샤워 호스트 집에서는 무려 나흘을 머물렀다. 먹고 자고 동네구경하고 축구하고 놀면서 쉬었다. 내 왓츠앱에 이 아주머니는 Thai mom이라고 저장되어있고 아직도 연락하고 있다. 딸이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결혼하는 날 반드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몇 달전 캄보디아에서 태국 국경 마을로 폭격을 가한 곳이 바로 이 마을 주변이다. 걱정이 돼서 인스타그램으로 안부를 물어보니 바로 옆 마을에 폭격이 떨어졌다고 한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국경을 넘을 때 고맙게도 아주머니가 국경을 같이 넘어줬다. 태국 사람이라도 국경을 넘기 위해선 돈을 지불해야하는데 말이다. 덕분에 환전, 유심칩 구매를 안전하게 잘 할 수 있었다.



라오스
🇱🇦우리나라의 과거를 재현해 놓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
몽유도원도 같은 산악 지역 풍경과 항상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살갑게 반겨주는 사람들.
다만 공기질이 매우 안 좋고 도로 상태가 처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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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스
태국 북부에서 라오스로 넘어가기 전에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산에 위험한 동물이 나를 공격하면 어쩌지?', '먹을 음식 없이 산에 고립되면 어쩌지?'와 같은 상상 말이다. 하지만 여행 중 언제나 무지에서 비롯되는 막연한 상상보다는 현실의 상황이 훨씬 나았다. 왜냐하면 어떤 나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을 곳곳에 우리나라의 옛날 구멍가게를 연상케 하는 작은 슈퍼마켓도 많고 숙소 찾기도 별로 어렵지 않았다. 한가지 너무 아쉬운 점이라면, 해보기도 전에 쫄아서 국경마을 훼이싸이부터 루앙프라방까지 이틀간 슬로우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는 것이다. 슬로우 보트를 타면서 메콩강 유역에서 라오스 사람들이 빨래하고 샤워하고 가축들 물 먹이는 정겨운 풍경도 많이 봤지만 라오스 북부의 아름다움을 자전거로 타고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 만약 라오스를 갈 수 있는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북부 산악지대만이라도 자전거로 여행해보고 싶다.
라오스를 여행하는 내내 '이 나라에는 도대체가 정부가 존재하나?'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내 머릿 속을 맴돌았다. 도로 포장 사정이 처참하고 중국에서 큰 트럭들이 엄청난 굉음과 먼지를 일으키면서 라오스를 침략(?)한다. 덕분에 공기질이 매우 안좋아서 라오스에 있는 내내 목이 아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의 과거를 재현해 놓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눈 앞에서 실제로 보는 느낌이 든다. 아름다운 산악 지역 풍경과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거짓말 안하고 특정 구간에서는 하루에 100번 이상 아이들과 인사해야한다.), 그리고 정겹게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캄보디아
🇰🇭인도차이나 4개국 중 체감 여행자 물가가 가장 비싼 나라.
폴포트의 만행, 내 인식의 저평을 아득히 뛰어넘어버리는 이 나라의 가난을 마주한 후에 느끼는 메스꺼움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죄책감.
그럼에도 이 나라 아이들은 항상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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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크메르 제국의 영광은 어디로 사라지고 가난만이 남았을까.
인근 국가들은 캄보디아를 두려워한다. 캄보디아가 국력이 세서가 아니라 캄보디아의 범죄 그리고 주술적인 요소 때문이다. 나는 유독 미신을 믿지 않는데 동남아의 미신 문화는 꽤 충격이었다. 캄보디아가 유독 심해서 그렇지 태국, 라오스,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나에겐 신기해보이는 각자의 미신 문화가 있었다. 실제로 여행 중 시엠립에서 만난 캄보디아 친구는 태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캄보디아인들은 흑마술(Black Magic)을 쓴다.' 라는 미신 덕택에 태국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행 중엔 캄보디아 납치에 대해 전혀 몰랐었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향할 때 어떤 태국인이 나에게 캄보디아 납치와 인신매매를 조심하라길래 유튜브로 좀 찾아봤었는데 그 때 비로소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캄보디아 납치 이야기를 알게되었다.
그래서 캄보디아 입국 전에 친한 친구들에게 나의 실시간 위치공유를 했고 혹시 내가 사라지면 신고를 꼭 해달라고 했었다.
캄보디아는 그다지 좋은 기억이 있는 나라는 아니다. 라오스와 비슷한 1인당 GDP임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써서 그런지 인도차이나 4개국 중 체감 여행자 물가가 가장 비싸다. 메인 도로만 보면 도로 상태는 라오스보다 훨씬 낫긴 하지만 여행의 만족도로만 보자면 라오스가 훨씬 좋았다.
어느 숙소에 갔을 때, 주인 가족들이 판자집 비슷한 구조의 작은 방에서 온 가족들과 개가 한 침대에서 같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았다. 침실과 부엌, 가축 사료를 주는 곳, 개를 비롯한 가축이 자는 곳이 한 방안에 같이 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과거 크메르 루주 정권과 폴포트의 만행을 들은 후에 올라오는 구역감, 그리고 내 인식의 저평을 아득히 뛰어넘어버리는 이 나라의 가난을 마주한 후에 느껴지는 메스꺼움과 형언할 수 없는 어떤 죄책감 때문에 열심히 페달을 밟아서 이 나라를 탈출했다.
참고로 시엠립의 한 식당에서 만나서 얘기한 98년생 여자는, 한국어, 영어 포함 5개국어를 유창하게 함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형편없는 월급을 받고 있었다. 여행 중에 듣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나를 항상 괴롭게 했다.
아무튼 정신 없이 달린 덕에 베트남 E-visa 신청을 미리 하는 것을 깜빡했고(그래서 중간에 베트남에서 라오스로 비자런을 한 번 했다.+멍청비용 추가), 아무 생각없이 국경을 건너다가 국경 검문소에서 돈도 뺏겼다.(+멍청비용 추가2)




베트남
🇻🇳예술적인 인구피라미드, 지속된 경제발전으로 인한 낙관적인 사회 분위기,
웬만해선 잘 웃어주지 않는 사람들, 저렴한 물가와 맛있는 음식,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경적소리,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베트남 사람들의 강한 애국심과 베트남 역사.
베트남 비용💵 자세히 보기
🇻🇳 베트남
- #37 | 캄보디아 국경 검문소의 화려한 손놀림, 어느새 털린 지갑
- #38 | 앵무새 부리(Parrot’s Beak)를 지나며: 여전히 남아있는 식민지의 유산
- #39 |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 #40 | 베트남의 활기와 낙관적 분위기: 베트남은 한국처럼 될 수 있는가?
- #41 |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 마침내 호치민시 도착!
- #42 | 자전거에서 내리고 호치민의 보도를 걷다
- #43 | 적응이 안되는 경적소리와 베트남인의 경계심
- #44 | 여행자도 현지인도 아닌 삶: 베트남에서의 지독한 고립감
- #45 | 빗속의 짧은 조우: 보드를 타고 가는 한국인과 자전거를 탄 나
- #46 | 지하 생활자의 수기: 다낭으로 향하는 슬리핑 버스 안에서
- #47 | 다낭 한달살기 시작: 환영해주는 아저씨들
- #48 | 다낭 살이 #01: 게으름의 행복
- #49 | 다낭 살이 #02: 포스트모던 가이와 함께
- #50 | 다낭 살이 #03: 웃지 않는 사람들, 끈끈한 사람들
- #51 | 다낭 살이 #04: Hello, Vietnam
- #52 | 땀키 살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공원, 출산율 2명의 압도적인 생명력
- #53 | 하노이에서 바르셀로나로: 뽁뽁이 사러 갔다가 베트남 사위 될 뻔한 사연
캄보디아와 완전히 대비되는, 지속된 경제발전으로 인한 낙관적인 사회 분위기, 들끓는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 인도차이나반도 4개국 중 가장 저렴한 물가와 맛있는 음식들 때문에 처음에는 좋았다…만, 심리적으로는 모든 여행지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이다.
나는 베트남에서 단 며칠만에 몇 년치의 외로움을 한번에 느꼈다. 이제껏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바닥이 있는, 하방이 막혀있는 감정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아래로 무한히 뚫려있는 것이란 걸 이 곳에서 깨달았다.
일단 사람들이 웬만해선 잘 웃어주지 않는다. (물론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좋은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비쌀 뿐.) 더불어 좁은 갓길과 사람을 미치게 하는 끊임없는 경적소리는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다. 작은 키와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내 외모가 아무래도 베트남 사람에 가까워서 그런지 베트남 사람들이 나를 굉장히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그냥 자전거로 노숙하고 다니는 말 못하고 어버버거리는, 거지 정도로 본 것 같다.
특히 서양 사람들에겐 친절하고 나에겐 불친절한 간접적인 인종차별을 많이 겪었는데, 8개월간 여행하면서 이토록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을 당한 국가는 베트남이 처음이었다.
거기다 북진하면서 마주해야 하는 엄청나게 강한 역풍까지 겹치면서 지친 마음에 유럽에 가기 전에 다낭에서 한 달을 쉬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베트남 사람들의 강한 애국심과 베트남 역사가 매우 흥미로웠다. 아이러니한 점은 내가 혹시 이민을 가게 된다면 살고 싶은 나라 중 하나가 베트남이라는 점이다. 내가 어릴 적, 2000년대 초반 느꼈던 한국의 사회 분위기와 유사한 분위기,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끼리는 매우 끈끈한 문화가 그 이유가 되겠지. 여행 중 이토록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나라는 베트남이 유일하다.
이 나라는 젊음의 에너지가 넘친다. 우리나라 2002년 월드컵 당시를 떠올리면 이 나라가 얼마나 젊은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 피라미드도 젊다.
Population Pyramid
베트남 현재 · 한국 현재
막대는 전체 인구 대비 해당 연령대의 비중을 나타낸다. 왼쪽은 남성, 오른쪽은 여성이다. 양쪽 각 최대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