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e slow, die whenever: 벨기에 자전거 여행자의 낭만

[유럽 자전거 여행] #23 2025.05.06 린츠와 부다페스트로 이어지는 도나우강의 안락한 경로를 포기하고, 오스트리아 알프스 최고봉 그로스글로크너(Grossglockner)를 넘기 위해 남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호수 마을 그문덴(Gmunden)에서의 웜샤워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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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e slow, die whenever: 벨기에 자전거 여행자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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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6

나는 원래 여기서 도나우 강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오스트리아 린츠, 빈, 브라티슬라바를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기점으로 세르비아 방향으로 남하하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어제 나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최고봉 Grossglockner를 넘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버렸다. 여기서 할슈타트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Gmunden이라는 호수마을이 있는데 오늘은 이 곳에 사는 웜샤워 호스트 집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자전거 여행의 꽃: 웜샤워(Warmshower) | 사용법과 경험담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던 날, 그 사이 피레네 산맥 부근에 작은 마을. 텐트를 칠 만한 작은 공터가 보이길래, 마침 집 마당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프랑스인 아저씨에게 여기 텐트를 쳐도 되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흔쾌히 된다고 수락하면서 나에게 자전거 여행자냐고 질문했다. 그렇다라고 하니 본인 집에 남는 방이 있다고 거기서 자라고 하셨다. 본인도 과거에
Grossglockner High Alpine Road - The excursion destination in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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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ssglockner 공식 웹사이트

이론상 서유럽 자전거 여행, 특히 대도시 인근으로만 다니는 여행이라면 매일 매일 웜샤워를 이용할 수 있다. 내 기억상으로 우리나라 대구의 웜샤워 호스트가 4명 정도 있는데 서유럽 국가에서 대구 정도 인구규모를 가진 곳에는 웜샤워 호스트가 못 해도 200명은 있다. 너무 호스트가 많아서 어플이 렉이 걸려서 사용이 잘 안 될 정도다.

하지만 고되게 자전거를 타고 난 다음에는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과도하게 웜샤워를 이용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다. 게다가 메인도시에서 벗어나 알프스 산맥 쪽으로 방향을 트니까 확실히 웜샤워 호스트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마을에 한, 두명 있을까 말까 한 정도?

아침에 출발 할 때 캠핑장에서 벨기에 출신 자전거 여행자를 만났다. 한달 반 정도 여행했고 1년 반 정도 여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네팔을 거쳐 동남아시아로 간다고 한다. 하루 예산은 35유로. 나랑 비슷하다. 그저 히말라야를 보고 싶었다고 했다. 낭만적인 목표다.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의 여행 시작 동기가 이런 식이다. 어딘가에서 본 사진 한 장, 말 한마디 때문에 수 개월 동안 페달을 굴린다. 여행이 끝나면 벨기에로 돌아가 자전거 샵을 열고 여행자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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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추운 날씨, 그리고 언제 비가 올 지 모르는 날씨라 방수 자켓과 방수 바지 모두 입고 다녔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보온에 도움이 돼서 추운 날에는 입고 다니는 편이다.

목적지인 Gmunden 마을에 있는 쇼핑센터에 스시집이 있었는데 그 곳에 한국 인스턴트 라면을 팔고 있었다. 2.5유로 정도 되니까 가격이 4,000원 정도 하는데 비싸더라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5개를 샀다. 양도 적고 맛도 괴랄한 정체불명의 라면들을 마트에서 3,000원에 판다. 게다가 다른 음식들의 가격도 전부 감안하면 4,000원의 라면 값은 한국인 입장에서 매우 합리적이다.

스페인 남자와 결혼해서 14살의 아들을 둔 아주머니 호스트 집에서 하루 지냈다. 집이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라는 가사와 정확히 일치하는 집이다. 아주머니 말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인들은 일주일에 35시간 정도 일을 한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은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 더 일을 적게 한다고 한다. 더 많이 일해서 더 돈을 벌어야한다는 한국인의 인생 철학과는 대비되는 생각이다.

아 참 그리고, 오스트리아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 내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다고 했다.

아들은 딱 사춘기가 온 숫기 없는 착한 중학생이었다.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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