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바다로 마음은 산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여행자

[유럽 자전거 여행] #42 2025.05.31-06.01 6월 20일 아테네에서의 귀국행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알바니아의 수도 티라나(Tirana)에 머물며 해안의 편의성과 내륙의 야생성 사이에서 마지막 경로를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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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바다로 마음은 산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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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1

앞으로의 경로를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며칠 전부터 그리스 아테네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알아보다가 6월 20일날 00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어제 결제를 했다. 그러니까 여유롭게 6월 17일 쯤 아테네로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

지금 고민하는건 해안경로로 가느냐 내륙경로로 가느냐다.

  1. 해안경로는 유로벨로8 경로의 일부인데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이 이 경로를 따라 간다. 하지만 6월 해안가의 불볕더위, 비싼 물가와 수 많은 차량을 상대해야 한다. 하지만 보급할 수 있는 곳이 많고 캠핑장도 많아서 여행하기 다소 수월한 편.
  2. 내륙경로는 해안에 비해서 관광지가 많이 없어 도로가 한적한 편이다. 하지만 캠핑장도 거의 없어서 와일드캠핑은 필수이고 해안가보다 지형이 더 험하다.

몸은 자꾸 해안가로 가는데 마음은 자꾸 내륙으로 기운다. 갈피를 못 잡는 상황에서 일단은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로 라이딩을 했다. 이 곳에 있는 호스텔에서 하루 쉬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캠핑을 할까 했었는데 알바니아 호스텔 가격이 만원대라 캠핑장이 오히려 가격이 비싸다.

알바니아 도시는 건물의 외양이 아시아와 느낌이 비슷하다. 아마도 긴 공산정권을 겪은만큼 많은 전통 건물이 근현대적인 건물로 대체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유튜브 숏츠에서 알바니아가 우리나라와 외관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알바니아의 느낌은 우리나라보다는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개발도상국과 좀 더 가깝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내가 머무는 호스텔이 인근에서 거의 제일 싼 곳이라 그런지 그닥 시설이 좋진 않다. 머무는 사람들도 인도네시아인, 인도인, 중국인 터키인 등, 일반적으로 내가 다른 나라 호스텔에 갔을 때 만나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제일 싼 호스텔이라 부유하지 않은 나라들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가 싶었다.

2층 침대에 누워있는데 담배냄새가 나길래 밑을 보니 중국인 아저씨가 방 안에서 담배를 피고있다. 뭐하냐고 따졌더니 없는 줄 알았다며 미안하다고 하고 밖에나가서 담배를 폈다. 사람이 있건 없건 호스텔 방안에서 담배를 피는건 말이 안되잖아?

알바니아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다. 그래서 문제가 공식관할 지역인 그리스 아테네 대사관으로 가야한다.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곳곳에 태권도 도장과 K-뷰티샵이 많다는 것이다. 현대차도 많이 보였다. 그런데 동시에 Korea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는 낮은 거 같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흔한 현상이다. 레게, 밥말리는 유명해도 자메이카에 대해선 잘 모르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에티오피아에 대한 인지도는 낮을 수도 있다. 마추픽추는 알아도 페루를 모르고 프라하의 낭만은 알아도 체코는 어디붙어있는 나라인지 모를 수도 있다.


2025.06.01

이 날은 하루 쉬면서 티라나 시내를 한번 둘러보았다. 알바니아는 카눈이라고 불리는 악습이 아직 남아있는 나라인데, 쉽게 말하자면 명예살인이 암묵적으로 묵인되는 나라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내 자식을 죽이면 나도 상대방 자식을 죽이는 식이다. 알바니아는 이슬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50% 정도, 정교회가 10% 정도되는 나라인데 여기는 우리나라 대사관도 없고 우리나라 비행기 직항도 없어서 한국인이 굉장히 드물다. 하지만 알바니아 GDP의 상당부분이 관광에서 나오는데, 이는 근처 서유럽이나 터키 쪽에서 많이 관광을 오기 때문이다.

40년간 엔베르 호자라는 독재자가 알바니아에 집권하면서 알바니아는 1991년까지 공산국가로 남아있었다. 이 독재자가 나라의 모든 돈과 역량을 자주국방이라는 명목하에 수십만개의 벙커를 짓는데다가 모두 쏟아부어서 아직까지도 경제적으로 못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 여행 아니었으면 전혀 관심없었을 내용이다. 그 땅을 느끼며 자전거를 타면서 사람들을 만나면 그 나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마구 일어난다. 그럴 때 그 나라에 대해 설명하는 유튜브를 몇개 보고나면 호기심이 일정부분 해결된다.

​호스텔로 돌아오니 호스텔 직원 한 명이 자꾸 귀찮게 말을 걸어댄다. 19살이고 여기서 지금 무급으로 일을 배우고 있다는데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손님들과 자꾸 대화를 시도한다고 한단다.

영어권 국가 제외하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들은 북유럽, 독일, 필리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인데 크게 두 종류로 묶을 수 있을 거 같다.

  1. 영어와 언어가 비슷해서 영어를 배우기 쉬운 나라.
  2. 나라 경제가 안 좋아서 영어를 해야지 먹고 살 수 있는 나라

영어를 못 하는 선진국들이 많은데 내 경험상 나라 경제가 탄탄하면 굳이 일반 사람들까지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없다. 나라 경제가 위태로워 국민들이 관광수입으로 각자도생해야 하는 경우, 영어는 그 사람들에게 생존의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이런 나라들에 유달리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그 나라를 탈출하려는 꿈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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