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0km의 궤적: 슈발베 타이어의 파란 속살

[유럽 자전거 여행] #27 10,000km를 버텨온 슈발베 타이어의 마모를 확인하고 오스트리아 리엔츠(Lienz)에서 교체를 한다. 하노이와는 너무도 다른 유럽 바이크샵의 정비 속도에 30유로라는 거금(?)을 지불하며 느낀 씁쓸한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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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2

어제의 감기기운을 정말로 이겨냈다.(라고 생각했으나 바로 며칠 뒤에 완전 녹다운이 되어버렸다.)

원래 생각은 알프스를 넘어서 슬로베니아 방향, 그러니까 오른쪽으로 갈 생각이었는데 며칠 전 내 스트라바 기록에 다른 여행자가 ‘돌로미티로 가시나봐요’라는 댓글을 남겼고, 그냥 돌로미티로 향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돌로미티의 진면목을 전부 보기에는 앞으로 며칠간 이 부근의 날씨가 일주일 내내 좋지 않을 예정이다. 그래서 내가 있는 곳에서, 돌로미티의 유명한 도시 중 하나인 코르티나 담페초(26년 초에 동계올림픽을 하는 도시)를 지나 남쪽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루트를 그냥 따라가기로 했다.

돌로미티는 독특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들이 모여있는 산악지역인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악 풍경 중 하나로 유명해서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오면 꼭 들르는 코스 중 하나다. 어제 Grossglockner를 넘은 직후부터 그런 희한하게 생긴 산들이 많이 보이는데 날씨가 흐려도 당당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때까지 거의 약 10,000키로 정도를 탔는데 오늘 드디어 뒷타이어를 교체했다. 내 타이어는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 타이어. 타이어 고무 내부에 파란색의 두꺼운 펑크방지 가드가 있는데 타이어 고무가 다 닳아서 파란색 가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원래는 아마존에서 타이어를 주문해서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다가 문제가 생기면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타이어의 부피가 크다보니 아마존 픽업장소에 보관이 불가능한지 주변에 어떤 아마존 Locker로도 주문이 되지 않는다.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은 타이어가 실제로 펑크가 나고, 마모가 되어서 미끄러지는 수준이 되어야 타이어를 교체하는데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하는 내 성격상 타이어를 선제적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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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32일 주행거리: 11,837km

오늘 지나는 Lienz라는 도시에 꽤 많은 바이크샵이 모여있길래 발품을 좀 팔아보니 내가 가진 타이어와 똑같은 재고가 있는 곳이 있어서 바로 교체해버렸다. 원래 교체해야하나 아니면 더 탈 수 있나 물어보러 간건데 메카닉이 단칼에 교체해야한다 했다. 유럽으로 오기 바로 직전 하노이에서 앞뒤 브레이크 패드도 교체했었는데 뒷바퀴 패드가 그새 다 닳아 없어져버려서 그것도 교체했다. 뉴질랜드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5개월 가량 탄 후 패드를 교체했는데 이곳 유럽에서는 한달만에 패드를 교체했다. 비오는 날 라이딩, 많은 내리막이 그 원인이 되겠다.

사실 부품만 사서 유튜브를 보면서 혼자 했어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작업이었는데 15+15=30유로나 주고 고쳤다. 하루종일 그 선택을 후회하면서 속이 쓰렸다. 하노이에서는 브레이크를 교체하는데 30분이나 걸려서 그게 꽤나 복잡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30초만에 교체하는 것을 보고는 하노이 바이크샵에서 내 자전거 중요부품을 빼돌렸나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이럴 때 쓰린 속을 낫게 해주는 건 와일드캠핑이다. 조금만 용기내면 내가 잃은 돈을 여기서 조금은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는 사람이 조금씩 지나다니기 때문에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텐트를 치는게 안전하다. 씻고 음식을 먹고 때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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